Home > 커뮤니티 > 독자광장
물혹, 그리고 도둑
writer : 유영애 (happymind770) date : 2009-03-05 11:41:52 hit:2959
File #1 : park.jpg

얼마 전, 구역 예배를 다녀와서 집에 들어가려고 하는데 문이 열리지 않았다. 열쇠수리공을 불러서 문을 열고 들어간 순간, 집안 물건들이 다 뒤집어져 있었다. 집안 구석구석에 물건들이 꺼내져 흩어져 있고, 장롱에 있던 패물들은 껍데기만 덩그러니 남아 있었다. 우리 집은 반지하인데, 베란다 쪽 방범 창살을 절단하고 도둑이 들어온 것이다. 시집 올 때 엄마한테 선물해 달라고 해서 받은 순금 스무 냥 목걸이와 결혼 패물들, 처녀 때 쓰던 귀걸이와 팔찌 등 도난 당한 패물이 오백만 원어치가 넘었다. 넉넉지 않은 생활이기에, 나중에 아주 어려울 때 쓰려고 보관해 둔 것을 도둑이 몽땅 가져가버린 것이다. 도둑놈이 눈앞에 있다면 멱을 따고 싶을 정도로 밉고 원망스럽다가, 10초도 안 되어서 마음에서 풀이 죽었다.
‘하나님이 가져가셨네. 그런데 왜?’
잘 이해되지 않았다. 후회와 푸념이 쏟아져 나왔다.
‘차라리 헌금할 걸. 지난번에 아프리카에 물질 보낼 때 그때 팔아서 같이 보낼 걸….’
이 일이 있기 전, 작년 추석 즈음부터 생후 4개월 된 우리 아이가 계속 피오줌을 쌌다. 요도에 문제가 있는가 해서 초음파로 확인해 보니, 신장 양쪽에 물 혹이 있었다. 한쪽에는 지름 2cm의 혹이, 다른 쪽에는 대여섯 개의 작은 혹이 그 작은 신장을 채우고 있었다. 아이를 검사한 우리 교회 문창원 장로님은 큰 병원에 가보면 좋겠다고 하셨다.
“물 혹이면 저절로 없어지기도 한다던데, 없어지지 않을까요?”
“내가 보기엔 저절로 없어지진 않을 것 같은데….”
“그럼 물만 빼면 되지 않을까요?”
“그래도 그 공간은 비어 있으니까 다시 물이 찰 거야.”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다는 마음이 그런 마음일까? 마음이 무너져내렸다.
‘하나님이 왜 이런 문제를 주셨을까? 왜? 차라리 날 치시지….’
아이가 수술을 받고, 죽을 때까지 투석을 하고, 어쩌면 죽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마음에 가득 찼다. 절망, 비탄…, 말로 표현되지 않는 고통이 따랐다. 하나님이 아이를 데리고 갈 것만 같아 무섭고 두려웠다. 내 마음에서 아이가 죽어버렸다. 결국 매달릴 곳은 하나님밖에 없었다.
‘나는 하나님의 마음을 잘 알지 못하니 하나님의 마음을 밝히 아시는 목사님께 가자!’
우리 부부는 기다렸다가, 선교학교 수업을 마치고 나오시는 박옥수 목사님을 뵈었다. 아이 일을 목사님께 말씀드렸다. 목사님은 “물 혹? 그것 나도 있어. 괜찮아. 사는데 아무 지장 없어.” 하셨다. 아이가 목사님께 안수기도를 받고 ‘이제 큰 병원 안 가도 된다. 살았다!’는 마음이 생겼다. 남편에게도 똑같은 마음이 생겼다. 그런데 집에 돌아와서 다시 두려움이 일어났다.
‘만약 아프면 어떡하지? 아까 목사님께 상세히 말씀드리지 못했는데, 목사님이 가볍게 생각하신 것 아냐?’
목사님이 전하신 말씀을 들었다.
“내가 배가 아플 때 믿어서 나았습니까, 나아서 믿었습니까? 믿어서 나았습니다.”
마음에 목사님 말씀이 메아리치기 시작했다. 생각해 보았다. ‘무엇이 생명인가? 말씀이다! 막연하게 떠오르는 정체 모를 두려움, 이건 바로 사단이다. 안 믿으면 죽음이다. 죽음밖에 없다!’
믿지 않을 수 없었다. 믿지 않으면 죽음이니까. 박 목사님은 말씀하셨다.
“사단은 우리에게 두려움을 주어서 믿음으로 못 가게, 안전한 길을 가게 해요. 그런데 진짜 안전한 것은 믿음이에요!”
사망의 냄새만 가득했던 내 마음에 말씀이 들어와서 추악한 것들을 몰아내고 평안과 안식이 가득했다.
그 일을 겪은 후 집에 도둑이 들었다. 다음날 김용환 목사님이 우리 집에 잠시 들러서 이야기해 주셨다.
“사람은 자기가 높아진 것은 알지만, 그것으로 인해 자기가 예수님을 버렸다고는 생각 안 해. 우리가 도둑을 맞거나 사기를 당하면 화병이 나지만, 우리 마음을 도둑 맞았을 때에는 마음만 먹으면 다시 찾을 수 있는 것처럼 생각해. 전혀 그렇지 않은데. 마음이 높아지면 예수님을 버리고, 그게 바로 하나님이 보실 때 죄야.”
말씀을 들으면서 내 마음에 불이 들어왔다. 나는 하나님의 은혜로 구원을 받고 나름대로 교회와 하나님을 섬긴다고 생각했다. 겉으로는 교회에 속해 있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나는 나를 높이고 내 삶을 스스로 챙기며 살았다. 정말 절박할 때 하나님을 구하려는 마음을 가진 것이 아니라 금붙이를 팔아서 살려는 마음을 가졌다. 나를 구원하신 예수님을 버린 것이다. 그것이 하나님 보시기에 죄였고, 죄의 삯은 사망이었다. 반드시 죄의 값을 치러야 하지만, 나를 대신해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의 은혜로 살 수 있었던 것이다.
마음이 돌이켜졌다. 하나님을 의지하여 살고자 마음이 정해졌다. 잃어버린 금붙이들, 그리고 아이의 신장에 생긴 물 혹으로 내 마음을 돌이키신 하나님이 너무 감사했다. 성령은 죄를 드러내고 제거하는 일을 하신다는데, 내게 그 일을 하셨다.
남편도 ‘도둑이 들었을 때 내 마음을 헤쳐서 그 안에 것들을 가져간 것 같았다’며, 마음 깊숙한 곳에 하나님이 아닌 물질을 믿고 있었던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고 했다. 남편이 장년회를 마치고 박 목사님께 찾아가서 “목사님, 우리 집에 도둑이 들어 패물들을 다 가져갔습니다. 왜 이런 일이 생겼는지 모르겠습니다.” 했더니, 목사님께서는 “자네가 물질을 믿었나 본데, 그것 하나님이 가져가신 거야. 괜찮아. 그런 것 없어도 사는 데 지장 없어.” 하셨다고 한다. 정말 그렇다는 마음이 든다.
나는 참 신기한 세계에서 산다. 물 혹이 있어도 사는 데 지장이 없고, 물질이 없어도 사는 데 지장이 없다. 있어도 살고, 없어도 사는 세계에서 나는 산다. 예수님 때문에!

-박수현(토고 5기 굿뉴스코단원)

IP Address : 124.♡.111.♡
- memo name pass
w3aJTGQiG 붉은색으로 표시된 글자를 입력해 주세요.